구름 위를 걷는 듯, 용이 승천하는 듯… 아마노하시다테

푸른 동해 바다가 잔잔하게 숨 쉬는 곳,
그 곁을 병풍처럼 둘러싼 소나무 숲의 싱그러움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곳.
나는 지금 일본 3대 절경 중 하나라는 아마노하시다테(天橋立) 앞에 서 있다.
‘하늘로 이어진 다리’라는 이름처럼, 굽이굽이 이어진 모래톱 위에 푸른 소나무들이 촘촘히 박혀 마치 한 마리의 거대한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신비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른 끝에 도착한 아마노하시다테 뷰랜드.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가히 압권이었다.
흔히 알려진 ‘마타노조키(股のぞき)’ 자세, 즉 다리 사이로 거꾸로 바라보니, 길게 늘어진 모래톱이 마치 하늘에 걸린 다리처럼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푸른 바다는 양옆으로 펼쳐지고, 소나무들은 거꾸로 매달린 듯 독특한 형상을 만들어냈다.
세상의 모든 풍경이 뒤집힌 듯한 몽환적인 경험.
어린 시절 동화 속에서나 보았던 신비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 착각에 잠시 넋을 잃었다.

발길을 옮겨 아마노하시다테를 직접 걸어보기로 했다.
좁고 긴 모래톱 양옆으로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고, 수백 년은 족히 되었을 법한 소나무들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솔잎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파도 소리와 매미 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아름다운 합주곡.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평온해지고 세상의 시름은 잠시 잊히는 듯했다.
모래톱 중간쯤에는 ‘이소시미즈(磯清水)’라는 신비로운 샘이 자리하고 있다.
바닷가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맑고 깨끗한 담수가 솟아나는 곳이다.
예로부터 이 물을 마시면 지혜로워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나 역시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물을 떠서 마셔보았다.
시원하고 청량한 물맛은 왠지 모르게 머리를 맑게 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노하시다테를 따라 걷는 길은 마치 인생의 여정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좁고 외로운 길을 걷기도 하고, 때로는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길을 걷기도 한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 끝에는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느끼는 아련한 추억들이 교차한다.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아마노하시다테의 풍경 속에서 나는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구름 위를 걷는 듯, 용이 승천하는 듯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는 아마노하시다테.
그 잊을 수 없는 풍경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빛날 것이다.
언젠가 다시 이곳에 와서, 또 다른 감동과 여유를 느껴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품은 채, 나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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