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의 마지막 여행

1. 도착
"와, 정말 멋지다!"
사토미는 미나토미라이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거대한 관람차 코스모클락21이 천천히 돌아가고, 랜드마크 타워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었다. 7월의 뜨거운 햇살이 요코하마 만의 물결에 반짝이며 춤추고 있었다.
"3년 만의 여행이네." 다케시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회사 일 때문에 계속 미뤄왔는데, 드디어 왔구나."
둘은 대학 시절부터 7년째 사귀고 있는 연인이었다. 졸업 후 각자의 일에 매진하느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이번 요코하마 여행만큼은 완벽하게 계획했다.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음식 먹고, 코스모월드에서 놀고, 밤에는 만의 야경 보면서 로맨틱하게..." 사토미가 손가락으로 하나씩 세어가며 말했다.
"그리고 내일은 에노시마까지 가는 거지?"
"응! 완벽한 계획이야."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이것이 그들의 마지막 평범한 순간이 될 거라는 것을.
2. 7월 15일, 첫째 날
아침 일찍 도쿄에서 출발한 두 사람은 요코하마역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맡기고 거리로 나섰다.
차이나타운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xiaolongbao(샤오롱바오)를 먹으며 웃고 떠들었다. 사토미는 뜨거운 육즙에 입을 데었지만 맛있다며 계속 먹었고, 다케시는 그런 그녀를 보며 행복해했다.
"이거 봐, 점성술사가 있어!" 사토미가 길거리의 작은 점술집을 발견했다.
"그런 거 믿어?" 다케시가 웃으며 말했다.
"재미로라도 한 번 봐보자!"
노인 점성술사는 그들의 손을 보더니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음... 큰 변화가 올 것 같은데..." 노인이 중얼거렸다. "물... 물과 관련된..."
"물이요? 바다 말씀이세요? 우리 내일 에노시마 가거든요!" 사토미가 밝게 웃었다.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건... 조심하세요. 큰 물이..."
다케시가 사토미의 팔을 잡아끌었다. "됐어, 가자. 이상한 소리만 하네."
그날 밤, 미나토미라이의 야경을 보며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관람차에서 내려다본 요코하마의 불빛들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3. 7월 16일, 둘째 날 아침
"어? 이상하다..."
사토미가 휴대폰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뉴스 알림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
[긴급속보: 일본 남동쪽 해역에서 규모 7.8 지진 발생]
[쓰나미 주의보 발령]
[태평양 연안 지역 주민들은 높은 곳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다케시, 이거 봐!"
다케시도 자신의 휴대폰을 확인했다. 긴급재난문자가 연달아 도착하고 있었다.
"에노시마는 취소해야겠어. 해안가라 위험할 것 같아."
"그래... 하지만 요코하마도 바다 근처잖아?"
창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평소보다 많은 차량들이 내륙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호텔 로비로 내려가니 직원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죄송합니다만, 안전을 위해 체크아웃을 권해드립니다. 더 내륙쪽 호텔로 이동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4. 혼란
"택시 잡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 다케시가 땀을 흘리며 말했다.
거리는 대피하려는 사람들로 혼잡했다. 평소 질서정연하던 일본인들도 이런 상황에서는 당황하고 있었다.
"저기 전철역으로 가자!" 사토미가 JR 요코하마역을 가리켰다.
하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개찰구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전광판에는 '운행 중단'이라는 붉은 글씨가 깜빡이고 있었다.
"이럴 수가..." 다케시가 한숨을 쉬었다.
그때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도시 전체에 울려 퍼졌다. 스피커에서 긴급방송이 흘러나왔다.
"시민 여러분, 대규모 쓰나미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즉시 높은 건물의 상층부나 고지대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사람들의 얼굴에 공포가 스쳤다. 질서정연하던 대피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5. 피난
"저기! 저 건물!" 사토미가 근처의 고층 빌딩을 가리켰다.
둘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다. 엘리베이터는 이미 멈춰있었고,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다.
10층, 15층, 20층... 숨이 차올랐지만 멈출 수 없었다.
25층에 도착했을 때, 창밖으로 무언가 이상한 것이 보였다. 바다가... 빠지고 있었다.
"저건 뭐야?" 누군가가 소리쳤다.
요코하마 만의 바닷물이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평소에는 볼 수 없던 바닥이 드러나고, 배들이 기울어져 있었다.
"쓰나미 전조현상이야..." 다케시가 창백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6. 거대한 물결
그로부터 20분 후, 수평선 너머로 검은 선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작게 보였지만, 그것은 점점 커져갔다. 거대한 물의 벽이 도시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오... 오마이갓..." 누군가가 영어로 중얼거렸다.
사토미는 다케시의 팔을 붙잡았다. 그의 셔츠가 그녀의 손에서 젖어갔다.
물결은 상상을 초월했다. 20미터, 아니 그 이상 높이의 검은 바닷물이 건물들을 삼키며 내륙으로 밀려들어왔다.
코스모클락21이 물에 잠겼다. 랜드마크 타워의 아래층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제 그들이 걸었던 차이나타운의 거리들이 거대한 물 아래로 모습을 감췄다.
자동차들이 장난감처럼 떠내려갔고, 건물들이 무너져 내렸다.
7. 고립
쓰나미가 지나간 후,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25층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더 이상 요코하마가 아니었다. 바닷물과 잔해들로 뒤덮인 황폐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휴대폰 안 터져..." 사토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통신이 두절되었다. 전기도 나갔다. 그들과 함께 피난한 50여 명의 사람들은 25층에 고립되어 있었다.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해..." 다케시가 말했다.
하지만 물은 쉽게 빠지지 않았다. 1층부터 10층까지는 여전히 물에 잠겨 있었다.
첫날 밤이 지나갔다. 음식도 물도 부족했다.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8. 희망의 소리
3일째 되던 날 아침, 멀리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다.
"구조대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사람들은 창문으로 달려가 손을 흔들었다. 사토미도 자신의 빨간 스카프를 창밖으로 내밀어 흔들었다.
헬리콥터가 건물 옥상에 착륙했다. 구조대원이 내려와 사람들을 한 명씩 구조하기 시작했다.
"여성과 아이들부터!" 구조대원이 외쳤다.
사토미의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다케시를 바라봤다.
"먼저 가, 난 다음 헬리콥터를 기다릴게." 다케시가 말했다.
"싫어, 같이 가야지!"
"공간이 부족해. 빨리 가!"
구조대원이 사토미를 이끌었다. 그녀는 다케시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이미 늦었다.

9. 이별
"다케시!" 사토미가 헬리콕터 안에서 소리쳤지만, 프로펠러 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헬리콥터가 멀어져 갔다. 건물은 점점 작아졌고, 다케시의 모습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임시 대피소에 도착한 사토미는 구조대에게 간청했다.
"제발, 다시 가주세요! 제 남자친구가 아직 거기 있어요!"
"죄송합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하지만 그날 오후, 또 다른 여진이 발생했다. 약해진 건물들이 무너져 내렸다. 다케시가 있던 건물도 예외가 아니었다.
10. 7월의 기억
6개월이 지났다.
사토미는 재건되기 시작한 요코하마 거리를 혼자 걸었다.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일부 랜드마크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차이나타운은 완전히 새로 지어졌다. 예전의 정취는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다시 웃고 있었다.
그녀는 작은 꽃다발을 들고 바닷가로 향했다. 새로 세워진 추모비 앞에 꽃을 놓았다.
"다케시... 우리가 계획했던 완벽한 여행은 끝내 이루지 못했네. 하지만 너와 함께했던 그 짧은 시간들이 내게는 가장 소중한 기억이야."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새로 단장된 관람차가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다음 생에서는... 평범한 여행을 끝까지 함께 하자."
사토미는 눈물을 닦고 고개를 들었다. 하늘은 여전히 파랗고, 바다는 평온했다. 마치 그 끔찍한 7월의 일들이 꿈이었던 것처럼.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재앙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평범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요코하마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1. 1년 후

"사토미 씨, 오늘도 나오셨네요."
간호사 타나카가 따뜻한 미소로 인사했다. 요코하마 재건 의료센터의 물리치료실은 오늘도 7월 대재앙의 생존자들로 가득했다.
"네, 다리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요." 사토미가 목발을 짚으며 대답했다.
1년 전 그날, 헬리콥터에서 떨어진 잔해에 맞아 다리를 다쳤지만, 그것보다 더 큰 상처는 마음에 있었다.
물리치료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유미, 조금만 더 힘내자."
사토미가 고개를 돌렸다. 휠체어에 앉은 어린 소녀와 함께 있는 남자의 뒷모습이었다. 그 목소리, 그 어깨 선이... 설마.
"다케시...?"
남자가 천천히 돌아봤다. 왼쪽 얼굴에 큰 흉터가 있고,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다케시였다.
2. 기적
"사토미..." 다케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1년 동안 죽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눈앞에 서 있었다.
"당신이... 살아있었다니..." 사토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도... 너를 잃었다고 생각했어." 다케시도 울고 있었다.
옆에 있던 소녀 아유미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다케시 오빠, 이 누나 누굴까요?"
다케시가 아유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유미야, 이 분은... 내가 너에게 항상 얘기했던 그 사람이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3. 그날의 진실
병원 카페테리아에서 둘은 1년 만에 마주 앉았다.
"건물이 무너진 후에 어떻게...?" 사토미가 물었다.
다케시가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건물이 무너질 때, 나는 아유미와 함께 계단실에 있었어. 아유미 부모님이 잔해에 깔려서... 나는 아유미를 데리고 탈출했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머리를 다쳤고, 한동안 기억을 잃었어."
다케시는 왼쪽 눈을 가리키며 계속했다.
"3개월 동안 혼수상태였고, 깨어났을 때는 아유미만 기억날 뿐 다른 건 아무것도... 너조차 기억나지 않았어."
사토미의 가슴이 아팠다.
"그럼 지금은?"
"2주 전부터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했어. 너와의 추억들, 우리가 함께 계획했던 여행들... 모든 게 떠올랐어. 그래서 너를 찾고 있었어."
4. 작은 가족
"아유미는 어떻게 된 거야?" 사토미가 휠체어에 앉은 소녀를 바라봤다.
"부모님을 잃고, 다리도 다쳤어. 나처럼 의지할 곳이 없는 아이야. 그래서..." 다케시가 망설였다. "내가 입양 절차를 밟고 있어."
사토미는 놀랐다. 다케시가 고아가 된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니.
"힘들지 않았어?"
"처음엔 힘들었지. 하지만 아유미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어. 이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나를 살게 했거든."
아유미가 그들 쪽으로 휠체어를 굴려왔다.
"오빠가 맨날 사토미 누나 얘기 해줬어요. 누나가 정말 예쁘다고, 누나 웃는 모습이 제일 좋다고."
다케시가 당황하며 아유미를 말렸지만, 아유미는 계속했다.
"오빠가 밤에 자다가 누나 이름 부를 때도 있어요."
5. 새로운 시작
그날부터 사토미는 매일 재활병원에 나왔다. 물리치료도 받고, 다케시와 아유미를 만나기도 했다.
처음엔 어색했다. 1년이라는 시간과 각자가 겪은 상처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예전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아유미야, 오늘은 뭘 그렸어?" 사토미가 아유미의 스케치북을 들여다봤다.
"바다요! 하지만 무서운 바다가 아니라 예쁜 바다."
아유미가 그린 바다는 파란색과 에메랄드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돌고래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무서운 바다는 이제 없어졌나요?" 아유미가 물었다.
사토미와 다케시가 서로를 바라봤다.
"그럼, 우리가 무서운 바다를 모두 예쁜 바다로 바꿔주자." 사토미가 말했다.
6. 7월이 다시 오다
2년째 7월이 다가왔다.
사토미는 이제 목발 없이도 걸을 수 있게 되었고, 다케시의 기억도 완전히 돌아왔다. 아유미도 휠체어에서 벗어나 보조기구의 도움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올해는 여행 가볼까?" 다케시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진짜요?" 아유미가 눈을 반짝였다. "저 바다 본 적이 없어요. 무서운 바다 말고 예쁜 바다 보고 싶어요."
사토미는 잠시 망설였다. 바다라는 단어만 들어도 아직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디로?" 사토미가 물었다.
"에노시마." 다케시가 답했다. "우리가 가지 못했던 그곳."
7. 에노시마로의 여행
7월 15일, 정확히 2년 전 그날.
세 사람은 전철을 타고 에노시마로 향했다. 아유미는 창밖 풍경을 신기하게 바라봤고, 사토미는 다케시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무섭지 않아?" 다케시가 물었다.
"조금... 하지만 괜찮아. 우리 세 명이 함께니까."
에노시마에 도착했을 때, 바다는 정말로 예쁘게 반짝이고 있었다. 아유미가 그렸던 그림처럼 파랗고 평화로웠다.
"우와! 정말 예뻐요!" 아유미가 소리쳤다.
해변에서 아유미는 처음으로 모래를 만져봤다. 파도 소리에 처음엔 놀랐지만, 곧 즐거워했다.
"오빠, 누나, 저도 바다에 들어가도 돼요?"
"물론이지." 사토미가 아유미의 손을 잡았다.
8. 바다에서의 약속
세 사람은 얕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있었다. 석양이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2년 전, 우리 여기 오려고 했었지?" 다케시가 말했다.
"응. 그때는 둘이서만."
"지금은 셋이네." 아유미가 끼어들었다.
사토미가 웃었다. "그게 더 좋은 것 같아."
다케시가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사토미... 나와 결혼해줄래? 아유미와 함께, 새로운 가족이 되어줄래?"
사토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네..."
아유미가 박수를 쳤다. "이제 정말 가족이네요!"
9. 작은 결혼식
한 달 후, 요코하마의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이 열렸다.
하객은 많지 않았다. 병원 직원들, 재활 치료를 함께 받았던 사람들, 그리고 아유미의 새 친구들이 전부였다.
사토미의 웨딩드레스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다.
"힘든 시간들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었어." 다케시가 맹세를 하며 말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와도 함께 이겨내자." 사토미가 대답했다.
아유미가 반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작은 쿠션 위에 놓인 반지를 조심스럽게 들고 걸어오는 모습에 모든 사람들이 미소를 지었다.
10. 새로운 7월
결혼 1년 후, 또 다른 7월.
이제 세 사람의 가족은 요코하마 외곽의 작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사토미는 재활센터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다케시는 재건 회사에서 일했다. 아유미는 일반 학교에 다니며 친구들을 사귀었다.
"엄마, 아빠!" 아유미가 학교에서 돌아와 그림을 보여줬다. "가족 그림 그렸어요!"
그림 속에는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웃고 있었다. 배경은 파란 바다와 하늘이었다.
"우리 가족은 바다보다 강해요!" 아유미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사토미와 다케시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날 저녁, 아유미가 잠든 후, 두 사람은 베란다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했다.
"가끔 생각해. 만약 그 일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사토미가 말했다.
"우리는 여전히 바쁜 일상에 쫓겨 살고 있었을 거야. 아유미도 만나지 못했을 거고."
"그렇네... 이상해. 그렇게 끔찍한 일이 결국 우리에게 더 소중한 것들을 가져다준 것 같아."
다케시가 사토미의 손을 잡았다.
"7월이 이제 무섭지 않아. 오히려 우리가 진짜 행복을 찾은 달이야."
멀리서 요코하마의 불빛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도시는 재건되었고, 사람들은 다시 웃고 있었다.
그리고 이 작은 집에서도, 재앙에서 태어난 새로운 사랑이 조용히 자라나고 있었다.
10년 후
2035년 7월 15일.
"아유미, 준비됐어?" 사토미가 대학생이 된 딸을 불렀다.
"네, 엄마!"
매년 이날, 가족은 요코하마 추모공원을 찾는다. 그리고 에노시마에서 하루를 보낸다.
"아빠, 엄마가 처음 만났을 때 얘기 또 해주세요!" 아유미가 다케시에게 졸랐다.
"또? 벌써 백 번도 넘게 들었잖아."
"좋아요! 저 그 얘기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다케시와 사토미가 웃었다.
바다는 여전히 파랗고 평화로웠다. 재앙의 기억은 희미해졌지만, 그 속에서 찾은 사랑은 더욱 깊어졌다.
"우리는 정말 운이 좋았어." 사토미가 말했다.
"응. 서로를 다시 찾았으니까."
"그리고 아유미를 만났으니까."
아유미가 두 사람 사이로 들어와 팔짱을 꼈다.
"저도 운이 좋았어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부모님을 만났으니까."
파도가 발밑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제 그 소리는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평화로운 자장가 같았다.
7월의 약속은 이렇게 지켜졌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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